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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시 겨울에 반팔 입고 골프 치면서 7성급 호텔에서 묵는 여행을 상상해본 적 있으신가요? 저는 두바이 골프 여행을 다녀온 뒤 골프 여행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사막 위에 조성된 초현대식 코스에서 프로 선수들이 뛰던 그린을 밟고, 저녁엔 부르즈 할리파를 바라보며 스테이크를 먹는 경험은 단순한 골프 여행이 아니었습니다. 두바이는 중동의 대표적인 럭셔리 도시로, 사막 위에 조성된 세계적인 리조트와 초현대식 인프라를 갖춘 골프 여행지입니다.

    두바이가 겨울 골프 여행지로 주목받는 이유

    두바이 하면 쇼핑과 관광만 떠올리셨나요?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가보니 두바이는 유럽과 중동 부유층들이 겨울마다 찾는 프리미엄 골프 여행지였습니다. 특히 11월부터 3월까지의 기후는 한국의 초여름과 비슷한 20~28도를 유지하며 비가 거의 내리지 않습니다. 이 시즌을 두바이에서는 Peak Season이라 부르는데, 여기서 Peak Season이란 골프장과 호텔 예약이 몰리는 최고 성수기를 의미합니다.

    제가 11월 초에 방문했을 때 날씨는 정말 완벽했습니다. 새벽에 아잔 소리를 들으며 호텔 75층 인피니티 풀에서 운동하고, 오전엔 쾌청한 날씨에 라운드를 돌았습니다. 5시간의 시차 적응이 필요했지만, 그만큼 긴 여행 기간을 권장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유럽 골퍼들이 이곳에서 장기 체류하는 이유를 직접 체험하고 나니 이해가 됐습니다.

    두바이 골프장들은 대부분 국제 대회를 개최합니다. 오메가 데저트 클래식(Omega Desert Classic), DP 월드 챔피언십(DP World Championship) 같은 유러피안 투어 대회가 열리는 코스에서 라운드를 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입니다(출처: European Tour). 저는 운 좋게 로리 맥길로이 선수가 경기하는 모습도 직접 볼 수 있었는데, 프로들이 뛰던 그 코스를 같은 조건에서 경험한다는 건 골퍼라면 누구나 꿈꾸는 일 아닐까요?

    직접 경험한 두바이 대표 골프장들

    제가 라운드한 첫 번째 코스는 트럼프 월드 골프 클럽(Trump World Golf Club)이었습니다. 2019년에 오픈한 신생 코스로 '루키 코스 넘버 원'으로 선정된 곳입니다. 노캐디 플레이에 2인 1카트 시스템이었는데, 카트에 아이스박스까지 구비되어 있어 편리했습니다. 잔디 상태는 정말 최상급이었고, 그린 앞 벙커가 인상적인 홀들이 많았습니다.

    두 번째로 방문한 에미레이트 골프 클럽(Emirates Golf Club)은 두바이 골프의 상징 같은 곳입니다. 총 36홀 규모로 마즐리스 코스(Majlis Course)와 닉 팔도 코스(Faldo Course)로 나뉘는데, 여기서 36홀이란 18홀짜리 정규 코스 두 개를 합친 대규모 골프장을 의미합니다. 저는 마즐리스 코스에서 라운드했는데, 250야드 규모의 천연 잔디 드라이빙 레인지부터 압도적이었습니다. 클럽하우스도 세련되고 여성 락커룸 시설도 훌륭했습니다.

    세 번째는 두바이 크릭 골프 앤 요트 클럽(Dubai Creek Golf & Yacht Club)입니다. 요트 해저드를 끼고 도는 홀들이 특징인데, 돛단배 형상의 클럽하우스가 시그니처입니다. 특히 17번 홀은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는 대회 준비 중이라 라운드는 못했지만, 스포츠 바 분위기의 클럽하우스에서 다른 골퍼들의 경기를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아부다비까지 이동해서 야스 링크스(Yas Links)와 아부다비 골프 클럽(Abu Dhabi Golf Club)도 둘러봤습니다. HSBC 챔피언십이 개최되는 이 두 코스는 번갈아 대회 장소로 사용됩니다(출처: HSBC Golf). 독수리 형상의 클럽하우스가 특징인 아부다비 골프장은 정말 웅장했고, 야스 링크스의 18번 홀은 바다를 끼고 오르는 페어웨이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사막 골프의 특징과 코스 관리 수준

    두바이 골프는 다른 지역과 확실히 다릅니다. 사막 지형 위에 인공적으로 조성한 코스가 대부분이지만, 잔디 상태는 놀라울 정도로 뛰어났습니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첨단 관개 시스템(Irrigation System) 덕분인데, 여기서 관개 시스템이란 사막에서 잔디를 유지하기 위해 물을 자동으로 공급하고 관리하는 시설을 말합니다.

    사막 골프의 가장 큰 특징은 벙커와 황무지입니다. 러프에 공이 들어가면 정말 찾기 어렵습니다. 저도 야스 링크스에서 러프에 공을 날려 한참을 찾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일반 잔디 러프와 달리 사막 황무지는 공을 찾아도 타격 자체가 어려워 사실상 OB나 다름없었습니다.

    코스에서 바라보는 풍경도 독특합니다. 그린에서 고개를 들면 두바이의 빌딩 숲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자연 경관이 아닌 도시 배경, 인공 호수가 주를 이루는 경관이 두바이 골프만의 특징입니다. 어떤 분들은 자연미가 부족하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저는 오히려 이 도시적이고 현대적인 분위기가 두바이만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클럽하우스도 다른 나라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5성급 호텔 수준의 시설과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구글 평점도 대부분 최상급입니다. 제가 묵었던 SLS 두바이 호텔 74층 스테이크 하우스에서 부르즈 할리파를 바라보며 식사했던 경험은 잊을 수 없습니다.

    현실적인 비용과 여행 계획 시 주의사항

    솔직히 말씀드리면, 두바이 골프 여행은 가성비 여행이 아닙니다. 그린피는 동남아시아의 3 ~ 5배 수준이고, 특히 성수기에는 더 올라갑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 그린피는 평균 30만 ~ 50만 원 수준이었고, 프리미엄 코스는 그 이상이었습니다. 호텔도 5성급 기준 1박에 20만 ~ 40만 원 정도였습니다.

    식비와 교통비도 만만치 않습니다. 아부다비에서 먹은 수제 햄버거 세트가 12,000원 정도였는데, 한국보다 비싼 편입니다. 다만 한국인이 운영하는 마켓도 있어서 한국 음식을 구하는 건 어렵지 않았습니다. 두바이 공항 시스템은 시내와 달리 면세점에서 주류 판매가 가능한데, 이슬람 국가의 특성을 고려하면 이해가 됩니다.

    두바이 골프 여행을 계획하신다면 이런 점들을 고려하세요.

    • 비행시간 11시간과 5시간 시차를 감안해 최소 5박 이상 일정 추천
    • 겨울 시즌(11~3월)만 가능, 여름은 극한 기후로 골프 불가
    • 그린피와 숙박비가 높으니 예산을 넉넉히 준비
    • 영어 사용이 편리하고 치안도 안전한 편
    • 프로 대회 일정을 확인하면 선수들의 라운드 관람 가능

    제 경험상 단기보다는 장기 체류를 권합니다. 시차 적응하는 데 2~3일 걸리고, 골프장 간 이동 거리도 있어서 최소 일주일은 있어야 여유롭게 즐길 수 있습니다. 아부다비까지 포함하면 더 긴 일정이 좋습니다.

    두바이 골프 여행은 분명 비용이 많이 듭니다. 하지만 세계 100대 코스를 경험하고 싶거나, 프로 선수들이 뛰었던 코스에서 라운드하고 싶다면 한 번쯤 도전해볼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저는 골프 여행을 많이 다녀봤지만, 두바이만큼 럭셔리하고 독특한 경험을 준 곳은 없었습니다. 골프만이 아니라 두바이 몰의 워터폴 폭포, 아부다비 셰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 같은 관광도 함께 즐길 수 있으니 진짜 럭셔리 골프 여행을 원하신다면 추천드립니다. 가성비보다는 특별한 경험과 추억을 원하시는 분들께 딱 맞는 여행지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QY05olGh6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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